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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난, 역사 속 불세출의 여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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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난, 역사 속 불세출의 여왕들
  • 왕인정 기자
  • 승인 2012.08.2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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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난, 역사 속 불세출의 여왕들
(사회적 억압을 이겨낸 ‘알파걸’의 원조, 불세출의 여왕들)

 여인의 꿈과 야망이 세상을 바꾼다.
그녀의 삶은 살아 있는 신화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알파걸’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 댄 킨들런의 저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에서 처음 정의된 이 신조어는 공부, 운동, 친구관계, 미래에 대한 비전,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는 엘리트 소녀로 성장하고 있는, 이른바 ‘엘리트집단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라 한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함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구분 지어진다는 그들은, 주요 국가고시에서 여자 합격자의 수가 남자를 앞서고, 우수한 성적의 여학생들 때문에 내신 성적이 더 불리하다며 남녀공학을 기피하는 등의 현상을 만들며 우리나라에서도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왠지 이 여성파워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려면 그냥 나이 들어버린 올드미스는 큰일, 골드미스라도 되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부작용이지만, ‘그렇지! 원래 여자가 더 우월한 존재인 거야’라며 괜히 으쓱해지는 기분도 스친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우월한 인자들이 그 옛날, 엄청난 압박과 제약 속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역사를 들여다보면 사회적 구속 아래 수많은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여인들이 있다. 관습과 편견을 깨고, 스스로 자신을 찾아 세상을 이끌며 역사를 만들어간 불세출의 여왕들! 당시 그녀들의 삶은 과연 어떠했을까?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시대를 앞서간 여인들의 일생을 살펴본다.

 

대영제국의 황금기를 만든 빅토리아의 일생  내가 여왕이다

 

▲ 측천무후
캐럴리 에릭슨 지음 | 박미경 옮김 | 역사의아침 | 2011년 4월 | 12,000원


빅토리아 여왕 [Queen Victoria, 1819~1901]
 
영국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다스리며 64년의 치세 기간 동안 영국의 역사상 최대 번영기를 일구어낸 여왕. 국민의 애정, 전통에 대한 동경, 그리고 충성심 높은 중산층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더욱 강화된 군주제를 유산으로 남긴 여인이 바로 빅토리아다. 열여덟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그녀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라 산업 자본주의를 발전시켰고,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던 의회 민주주의도 두 개의 당으로 정착시켰다.

이러한 여왕의 일생을 다층적인 면들로 구성한 《내가 여왕이다》는 저명한 전기 작가이자 역사학자, 역사 소설가로 활동하는 캐럴리 에릭슨이 여왕 빅토리아의 삶을 매력적인 전기로 완성한 작품이다. 황금기의 아이콘이 된 한 군주의 삶과 시대를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어머니로서, 할머니로서, 그리고 대영제국의 여왕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던 한 여성의 인간적인 초상을 그렸다.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

 

▲ 영원한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
 샨 사 지음 |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10월 | 16,000원

 측천무후 [則天武后, 624~705]

중국 당나라 제3대 왕 고종황제의 황후였지만 황태자들을 연이어 폐위시키고 자신이 황제가 된 여성. 스스로 주나라를 세워 15년간 중국을 다스리면서 한나라 이후 제2기 황금시대를 구가한,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여황제다. 잔인한 폭군이자 권력의 화신? 일세를 풍미한 탁월한 정치가이자 여걸? 그 파란만장한 삶만큼이나 그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반대파를 엄격히 감시하고 통제하는 공포정치를 실시했지만, 상대적으로 백성들의 생활은 안정되었기에, 그녀의 통치기는 태종이 통치하던 ‘정관貞觀의 치治’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아 ‘무주武周의 치治’라고 불리기도 한다.

 “내 발 아래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하늘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
 
《측천무후》는 평민출신의 딸로 태어나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중국의 여황제 측천무후의 굴곡진 삶을 담은 장편소설이다.
 
‘베이징의 별’이라 불리는 중국계 프랑스인 작가 샨 사의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 여성으로서의 측천무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역동적인 군주  엘리자베스 1세

 

▲ 선덕여왕
앨리슨 위어 지음 | 하연희 옮김 | 루비박스 | 2007년 12월 | 29,000원

 엘리자베스 1세 [Elizabeth I, 1533~1603]

튜더 왕가의 두 번째 왕인 헨리 8세와 앤 불린 사이에서 태어나 25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고, 45년의 통치 기간 동안 당시 영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어낸 여왕. 평생 처녀로 살면서 남성 세계에서 최고의 권력을 행사한 여인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다. 그녀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 유럽 최빈국은 르네상스 시대와 16세기 종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와 혼돈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통치기에 영국은 유럽의 변방에서 최강의 위치에 올라섰고 대신들은 여왕의 변덕, 급한 성질, 우유부단함을 개탄하면서도 그녀의 명민함, 지성, 웅변술, 매력을 찬양했다.

 "한 시대를 통치했던 여왕이 평생 처녀로 살다 생을 마감했다는 비석을 세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녀는 합리적인 외교관계 유지와 처녀성을 강조한 이미지 관리로 여성의 권위와 왕의 위엄 및 국가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강력한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녀의 일대기를 소설과 같이 펼쳐낸 책 《엘리자베스 1세》는 여왕의 대내외적 갈등, 성性과 종교에 관한 태도를 엄정하게 검토하면서 당시의 복잡다단한 정치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엘리자베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과 그녀 주위의 인물들과 벌어지는 사건들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사랑과 권력을 모두 쟁취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

 

 
 이기담 지음 | 예담 | 2009년 4월 | 13,000원
 
 선덕여왕[善德女王, ? ~ 647]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진 신라의 제27대 왕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내정에서는 선정을 베풀어 민생을 향상시켰고 구휼사업에 힘썼으며 첨성대와 황룡사 구층탑을 건립하는 등의 업적을 남긴 지혜의 여왕(재위 632∼647)이다. 왕의 여자가 아니라 스스로 왕위에 오른,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이야기, 《선덕여왕》은 관련 기록이 많지 않은 까닭에 그동안 피상적으로 다루어졌던 선덕여왕의 삶을 그려낸 소설이다.

 부족한 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 기본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상상력으로 빚어낸 옷을 입혀 재구성한 작품으로 선덕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성장 과정,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담아냈다. 지나온 역사만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역사를 만들어간 여인, 신라의 주류를 교체해 삼국 통일의 기반을 쌓은 그녀의 삶을 만날 수 있다.

 

 

18세기 합스부르크가의 모범적 여성 통치자  영원한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

 

▲ 엘리자베스 1세
오영옥 지음 | 나남출판 | 2009년 12월 | 14,000원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1717~1780]

18세기 자타공인 유럽 최대의 왕조인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 당시 유럽사를 장악한 합스부르크 공국의 여제가 마리아 테레지아다. 카를 6세의 장녀로, 토스카나 대공 프란츠 슈테판과 결혼하였는데, 부제父帝가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합스부르크가의 모든 영토를 상속받으며 유럽 정계에 입문한 문제적 인물이다. 재위 초기부터 주변국들의 공격과 분란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타고난 정치적 감각과 신앙심으로 다양한 개혁들을 추진하여 민심을 사로잡았다.

가정에서는 순종적 아내, 정치에서는 뛰어난 통치자였던 그녀의 삶을 담은 전기 《영원한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는 어린 나이에 하루아침에 가문을 상속받고 여황제로 등극한 마리아 테레지아가 꺼져가는 가문의 불씨를 되살리고 전 유럽에서 인정받는 통치자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투망한다. ‘완벽한 18세기적 통치자’로 평가받는 그녀의 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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