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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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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필독서!
  • 왕인정 기자
  • 승인 2012.08.2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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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라지만……. 서늘한 가을 바람이 올라치면, 왠지 결혼하고 싶다

어느 날 친구에게 “우리 오랜만에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전화가 걸려왔다. 대학 때 친하게 지냈지만 살기 바쁘다보니 요 몇 년간 전화로만 가끔 안부를 묻던 터라 더욱 반가워 달려 나가보니 대학 동기 여럿이 함께 있었다. 그렇군, 그런 거였어. 지지배, 청첩장 주려고 이렇게 다 소집한 거로군. 얄미워라! 결혼을 앞둔 친구들에게 매번 이렇게 당해왔으면서도(?), 나는 늘 얼굴 한번 보자는 연락을 ‘절절한 우정’의 발로라 여기며 반갑게 뛰쳐나갔다가 당황한다. 그리고 이런 구실이라도 없으면 언제 모이겠어, 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얘기를 해나갈라치면 결혼한, 결혼할 그녀들과의 ‘대화의 벽’에 부딪쳐 또 한 번 당황한다.

그녀들의 화제는 첫째 남편과 시월드(시월드란 시집 식구를 가르치는 유부녀들의 전문 용어란다. 처음에 싸이월드 비슷한 커뮤니티 사이트냐고 물었더니 면박을 주더군)에 얽힌 이런저런 비화, 둘째 육아 및 자녀교육, 셋째 재테크, 이렇게 요약된다. 그녀들의 남편과 시월드의 관한 비화는 한편의 소설이나 드라마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역동적이며, 육아 및 자녀교육에 관한 지식은 교육학 박사 뺨칠 정도로 전문적이며, 재테크 부분은 그 어떤 회사의 사업 계획서보다 체계적이다.

 
결혼 생활이란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가 보다. 그래, 그래서 내가 결혼을 안 하는 거다. 나는 지금처럼 게으르고 단순하고 자유롭게 ‘혼자’ 잘 살아가야겠다. 그런데 선배들의 주옥같은 조언이라도 듣는 양, 열심히 경청하는 결혼을 앞둔 친구의 얼굴이 왜 이리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걸까?

 

▲ 나는 다른 사람과 살고 싶다

나는 다른 사람과 살고 싶다
이주은 /예담출판사/2011.3/12,000원
  

‘결혼이 그렇게 핑크빛만은 아닐 거야’라는 싱글의 심술이 발동한 건지 이 책이 제일 눈에 띄었다. ‘죽을 듯 사랑해 결혼하고 죽일 듯 싸우는 부부들의 외침’이라는 카피에 공감 백배다! 주위에 결혼한 언니나 선배, 친구들을 보면 결혼 전에는 닭살 애정행각으로 눈꼴시게 하다가, 결혼 후에는 싱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예를 용변을 본 후 변기를 올려놓아야 하느니 마느니 같은)로 싸워 남의 속을 시끄럽게 만든다.

  
그런데 《나는 다른 사람과 살고 싶다》를 읽으면 그들이 결혼 후에 왜 그렇게 싸우고 힘들어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는 힘든 시간을 보낸 부부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부부 상담사의 여정이 담겨 있다. 물론, 결혼 전이라 그런지 일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혼 후 어떤 어려운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미리 예측하고, 그럴 땐 어떻게 할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부부는 아무래도 다릅니다”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나갔다. 아내 입장, 남편 입장, 그리고 그들의 어려움을 상담해준 상담사의 이야기가 차례로 나오기 때문에, 문제의 발단부터 전개, 그리고 해결까지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들어온다. 배우자에게 이해받길 원한다면 나아가 배우자를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결혼 생활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책을 다 읽고 발견하고 폭소를 금치 못한, 표지 그림에 등장한 부부들의 말풍선을 소개한다.

 

남편: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부인: 후회, 나는 당신한테 살의를 느낀다고.
 
 

부인: 그러는 당신 집은 어떻고.
 
남편: 당신 어머니는 정말….
 
 

부인: 결혼 전에 무슨 말을 못해.
 
남편: 공주처럼 떠받들겠다더니, 이게 공주냐?
 
 

부인: 또또또!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남편: 뭐뭐뭐! 말을 해야 알지.
 
 

부인: 이건 남자가 힘도 못쓰고.
 
남편: 흠, 가족끼리는 동침하는 게 아니야.
 
 

  

▲ 라라의 눈부신 날들
 
라라의 눈부신 날들
리사 그린 저/서민아 역 | 북스캔 | 2007년 12월 | 1,1200원
 

철딱서니 없는 젊은 주부 라라의 출산 분투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시 결혼은 물론, 임신에도 아무 관심이 없었지만 어떤 신문기자가 “일단 너무 재미있습니다. … 모든 문장에 빨간 풍선과 초콜릿과 솜사탕이 매달려 있는 것만 같습니다. 대박 예감.”이라고 쓴 기사를 보고 얼마나 재미있기에 그러지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펴봤던 것 같다.

 
이 책은 하해와 같은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고 무조건 희생하는 ‘모성애’라는 거룩한 단어에 살짝 반항하는 느낌이 매우 신선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내 주위의 임산부 및 주부들은 ‘차마 겉으로 내색하지 못한 속마음과 고민을 어쩌면 이렇게 콕콕 집어 재미있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주인공 라라는 잘나가는 대학 입학 상담사로 쇼핑을 좋아하고 몸매와 피부 관리에 여념이 없는 2년차 주부다. 그런 그녀가 덜컥 임신을 했다. 언젠가는 아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여겼지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그녀에게 그리 녹록치 않았다. 일단 임신 소식에 기뻐하는 가족과 지인의 축하를 받으며 기분 좋게 시작된 임신 기간. 그러나 라라는 ‘혼자’ 엄청나게 괴로운 입덧을 견뎌내고, 억제할 수 없는 식욕에 무릎 꿇고, 망가진 몸매와 푸석푸석해진 피부 때문에 더할 수 없는 우울의 숲을 헤매다가, 살을 에는 고통을 맛보며 힘겹게 출산을 한다. 출산 후 역시 가족과 지인의 열렬한 격려와 축하를 받고 한창 들뜬 라라. 특히,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귀여운 아기는 그녀의 그간 노고를 모두 보상해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달콤함도 잠시, 다시 ‘혼자’ 그녀는 젖꼭지에서 피가 나도록 모유 수유에 힘쓰고, 시도 때도 없이 빽빽 울어대는 아기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게 된다.

 
 
휴우~ 이렇게 고생하며 아기를 낳고 키우는 이유는 뭘까?

글쎄,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이 모든 역경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된다는 것은 뭔가 가치 있고 훌륭한 일이겠지
 
(모든 기혼자들이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계속해서 아기들이 태어날 테니).

   

 

▲ 4개의 통장
 
4개의 통장 
고경호 지음/ 다산 북스/ 2009.01/ 11,000원
 
결혼준비를 하면서 평생 가장 많은 돈을 써봤다는 친구의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펑펑(?) 쓰다가 막상 결혼 후 지출관리를 하려면 매우 난감해진다고 한다. 일단, 결혼하면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자녀의 학자금, 노후자금 준비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쁜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에게는 《4개의 통장》을 추천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돈 관리 시스템'을 제시한다. 저자는 지출을 통제하는 지출관리. 예비자금을 보유하는 예비자금 관리, 장기간 투자하는 투자 관리 3가지 지침을 주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돈의 용도를 구분한 후 각 용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할 4개의 통장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급여 통장(통장1)’에 매월 급여가 입금된 후 월말(또는 특정일)까지 각종 고정 지출이 납부 되도록 한다. ‘소비 통장(통장2)’을 마련해 생활비용(변동 지출)으로 소비할 일정한 금액의 돈이 자동이체 되도록 한 후 남은 돈을 전부 투자 통장(통장4)으로 이체한다. 이러면 매월 얼마의 돈을 벌어서 얼마를 지출하고, 얼마를 저축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 통장에 입금된 돈은 예비 자금(통장3)을 확보한 후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는 것이다
 
 
 
꼭 결혼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 쯤 읽어보면 재테크에 도움이 될 만한다. 경제관념이 워낙 없는 터라 버는 족족 쓰고, 때로는 ‘마이너스 통장’ 이용도 불사했던 내게 이 책은, 나 같은 보통의 월급쟁이(월급날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내가 보통의 월급쟁이 수준이 맞긴 하는지 비애감에 젖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통 수준은 된다고 우기고 싶다)도 돈을 잘 관리하면 재산을 증식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아직 큰돈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이 책이 제시하는 ‘자동 돈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그전보다는 돈을 규모 있게 쓰고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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