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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감별人 #12(페르소나 가지고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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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감별人 #12(페르소나 가지고 살아가기)
  •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 승인 2020.02.1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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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알고 남을 아는 삶의 기초 작업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페르소나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이번에는 집단 무의식 안에서 나를 다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여 지는지에 대해 신경 쓰지 말고 살라는 말과는 전혀 다르다.

자아실현을 하는 과정을 다른 말로 개성화(Individuation)라고 한다. 페르소나는 개성화 이전의 청소년기와 성인 초기정도의 과제이고, 우리가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무의식을 우리가 알아챌 수 있는 의식으로 가져오는 개성화의 과정은 중년 이후 대부분 이루어진다. 우리가 집단에서 보여 지는 페르소나를 적절히 처리하면서 개성을 찾아야 하는데, 일찍이 만들어 진 적이 없는 것을 버릴 수는 없는 법! 열심히 페르소나를 추구했던 사람이 중년 이후에 그것을 과감히 버릴 수 도 있다.

 

C는 직장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모르는 부분을 신경 쓰다 보니 늘 매사에 조심스럽고 실수 할까봐 두려웠다. 그 두려움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고 다른 사람이 낸 의견에 동의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구는 무시된 채 살아간다. 우연히 어느 날 친구의 도움으로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나누게 되어 자신을 찾는 것이 삶의 기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 이후 C는 삶의 기쁨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나도 일상만 반복하지 말고 정말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이 뭘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조금씩 자신의 욕구에 귀를 기울인다.


페르소나를 벗어 버린 후 (일러스트레이터 신정혜)

상사가 화를 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정신을 차리고 들으려 애썼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도 있겠다 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인정했다. 환경이 변한 것은 아닌데 조금씩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여전히 실수하는 나에게 웃어준다. 남들이 뭐라 하는 말들에 신경을 조금씩 끄다 보니 점점 마음에 안정이 찾아와 일의 성과도 생겨갔다. 살아가는 재미를 느낀다 쥐도 새도 모르게.. 그러다가 봄바람이 살~랑 부는 어느 날 아 이게 행복인가?”라고 혼잣말 하며 빙그레 미소를 띤다. 오늘도 열심을 내고 있는 당신에게 C의 삶의 변화를 들려주고 싶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서히 페르소나를 벗어버릴 수 있다.

(자아의식)는 살아가면서 한편으로는 밖의 세계(사회)에 적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안의 정신세계에 적응해야 한다라는 한국분석심리학회장 이부영씨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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