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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고먹고 아나고는 못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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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고먹고 아나고는 못잔다~!”
  • 변준성 기자
  • 승인 2020.03.13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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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들꼬들한 식감의 대명사 아나고회

[경기포커스신문]  “푸른 바다다. 눈이 시원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빛과 바다 색깔이 똑같다. 길게 늘어진 지평선을 경계선 삼아 위, 아래로 나뉘어 있을 뿐이다. 바다와 하늘을 번갈아 쳐다보니 눈이 시원하다 못 해 시린 것 같기도 하다. 해변에는 해초가 밀려와 곳곳에 널려 있다. 하얀 갈매기는 한가로이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10년전쯤 부산 기장 칠암 회촌에서.... ”

자양강장식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장어. 이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장어의 단백질에는 해독작용과 세포 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과 콜라겐으로 구성되어 있어 영양에도 좋고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병후 회복, 허약체질개선, 산후회복이나 남성 정력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는 음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붕장어 등으로 불리는 아나고는 양 턱에 그다지 날카롭지 않은 문치형의 이빨을 갖고 있다.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를 왕복하는 회유어인 붕장어(아나고)는 해방 직후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시절에 가죽을 벗겨 내고 버렸던 고기를 구워 먹다가 맛이 그럴 듯하여 식용으로 애용되었다가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붕장어는 한 마디로 불굴의 상징이다. 이무기처럼 전설 속을 휘돌아다니다 지상에 내려온 것 같은 생김새는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휘장인양 여겨진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철이면 에너지 중에서도 아나고 보양식이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붕장어는 일본말인 아나고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가까운 인천 연안부두의 어시장에나 가야 좋은 회가 있었고, 서울내기들은 회를 잘 먹을 줄 모르던 때였다.

붕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빨리 상할 우려가 있다. 잘못 먹으면 이른바 '아다리 걸릴' 수 있다. 종전에는 손으로 작업하는 바람에 완벽하게 기름기를 제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계로 작업하기 때문에 과거 같은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한다. 오히려 기름기가 줄면서 고기는 더 고소해졌다고 한다.

붕장어는 1년 사시사철 나는 고기다. 양식을 할 수 없어 모두 자연산이다. 그래서 믿고 먹을 수 있는데 그 맛은 혀를 어르고 달래지 않는다. 가득 찬 흰 살 단백질로 빈 몸을 메우고, 뜨거운 기름이 만든 경쾌한 파열음으로 공기를 가로지르는 물리적인 맛이다.

오돌오돌한 식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생선회 입문용으로 붕장어를 많이 찾았다. 붕장어회는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짜낸 다음, 초장에 쓱쓱 비벼 먹어야 제맛이다. 또 붕장어는 야채에 초고추장을 버무려 먹는 게 일반화돼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곁들인다면 초고추장에 콩가루를 넣고 붕장어와 버무려 먹는 방법이 있다.

콩가루의 고소함과 붕장어의 쫀득쫀득함이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쫄깃쫄깃 달콤한 붕장어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오독오독 씹히는 가는 뼈맛이 가히 예술이라 하겠다. 붕장어는 가격마저 저렴한 편이기에 배와 동시에 지갑도 무겁게 할 수 있는 착한 아이다.

붕장어는 부부금실이 좋아지는 음식이라 남성들을 아주 솔깃하게 했다. ‘붕장어 꼬리를 먹으면 정력이 강해진다는 등의 속설 또한 이를 부추기고 있을 정도다. 해서 아나고먹고 아나고는 못잔다는 우수운 말이 있다.

슬슬 붕장어 맛이 더욱 깊어지는 계절이다. 남녀노소는 물론 생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어족, 붕장어. 우리 지역 어종이기에 더욱 공감의 맛이 짙은 식재료이다.

오늘 붕장어먹은 횟집 소개는 일부러 안했다. 눈썰미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름 하여 어사**’ 저가로 판매해 시장을 교란(攪亂)하고 그러나보니 별로 기분이 안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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