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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못가도 집에 기름냄새는 풍겨야"…추석 앞둔 전통시장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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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못가도 집에 기름냄새는 풍겨야"…추석 앞둔 전통시장 성황
  • 경기포커스
  • 승인 2020.09.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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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를 구매하고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포커스신문]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최대호 기자 = "어머니, 오늘 가져온 동태여. 싱싱해 아주그냥."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못골종합시장 내에는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맞는 첫 추석이지만 예상과 달리, 시장 내에는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고르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동태 2마리 4000원'의 가격표와 잘 손질된 채 진열된 동태를 번갈아 바라보며 구매할 지를 한참 고민하는 여성손님에게 생산가게 업주는 구수한 사투리로 "오늘 들어온 최고의 물건이여. 3마리 하면 그냥 5000원에 가져가슈"라고 말했다.

2m 폭의 통행로로 오가는 승객들은 저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국거리 양지 600g 1만원' '송편 1㎏ 1만2000원' 등 시장 내 통행로 양측에 위치한 가게들의 물건과 가격표를 유심히 살폈다.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한 손에 장바구니를 가지고 여기저기 다니는 손님들의 모습은 평소 명절 때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사과 7~8개 7000원, 배 3개 1만원 등 코로나19로 진열된 탐스러운 과일 한편으로 항상 명절 때 내놨던 '시식용 과일'은 구경할 수 없었다.

과일가게 업주는 "가격표를 들여다 본 후 '맛좀 보면 좋겠다'는 손님들이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드릴 수 없게 됐어요"라며 "특히 올해 장마가 심해 과일이 원체 맛이 없을 거라는 우려까지 덮쳐 잘 팔리지 않네요"라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찾아온 손님에게 "추석은 어디 가시나요?" "새댁 같은데 곱다" 등 환한 얼굴로 대화를 건네며 맞이했다.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를 구매하고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요즘 소식에 전가게 업주는 모든 전의 종류와 무게를 불문하고 동일한 가격으로 받기로 했다.

전가게 업주는 "올 설날까지만 하더라도 종류와 g당 등으로 가격을 나눠 받고 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무조건 '1팩에 3000원'으로 손님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해요"라고 했다.

업주의 마음이 모든 손님들이 알아차렸는지, 이곳 전집에서 풍겨오는 구수한 냄새에 이끌린 손님들이 한, 두명씩 어느새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시선은 매장을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유모차에 탄 어린 아기도 북적이는 시장 내 모습이 신기한 모양인지 눈을 반짝였다.

시장 입구에 개당 500원으로 꽈배기와 도너츠를 판매하는 분식집은 장보기로 다소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가득 메워졌다.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팔달구 고등동 주민인 손님 전모씨(71·여)는 함께 온 외국인 며느리와 어느 두부가 싱싱한지 골라보고 있었다.

전씨는 "자식들에게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다 했당께"라면서도 "암만 그래도 명절인디 집에 기름냄시는 나야지 않것어?"라며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못골시장과 인접해 있는 영동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귀금속, 의류, 약초, 화장품 가게 등이 즐비해 있는 모습이 마치 백화점을 연상하게 했다.

한 약초가게에 '코로나19로 진열돼 있는 상품 만지지 말아주세요'라는 문구 옆에 '국내산 인삼 100g 4000원'을 유심히 본 손님은 "올 추석에 고향도 못가는데 소포로 보내드릴까 합니다"라며 "부산에 계신 형님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만난 다소 낯선 추석 전 풍경이지만 상인들의 따듯한 마음씨는 여느 때와 같았다.

한 상인은 "모두가 어려울 시기,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손님들이 너무 감사하다"며 "그럴 수록 손님들께 더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 상인들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를 구매하고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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