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오후, 기자는 성남 태평역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좌측방향에서 대략 800m 거리에 펼쳐진 이른 바 중국인거리에 다녀왔다. 행정구역상으로 이곳은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이다.
직장인 A씨(여성, 만 26세)는 대학교 재학 시절에 수진2동 중국인거리 근처에 거주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 중국인 거리라고 해서 무척 불안하고 조심스럽기까지 했는데, 계속 지내다보니 그들도 우리와 전혀 다를 것 없이 매우 친절하고, 인간적인 모습들이 너무 좋아 나중에는 아주 가까운 사이로마저 지냈다고 한다.
이곳에는 중국산 물품 판매점, 환전소, 인형 뽑기 방 , 양 꼬치 무한리필 식당을 비롯한 다양한 중국 음식점들 수십여 곳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기자가 방문을 한 일요일 당일에는 공교롭게도 유독 상가마다 중국인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인 거리라고 해서 꼭 중국인들만이 주로 이용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중국인과 한국인 손님 비율이 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상시 대부분의 고객이 한국인 또는 중국인, 별반차이가 없다고 했다.
어느덧 저녁식사 시간이 되자, 기자도 슬슬 시장 끼가 발동하여, 앞서 봐 두었던 적당한 크기의 화로에 양 등갈비를 굽던 한 중국식당에 방문해, 식사주문을 해 봤다. 이 날 기자가 나 홀로 주문한 음식은 양 다리구이와 온면, 그리고 소주와 맥주였다.
식사를 하는 과정에 혹시 내국인들이 중국인을 간혹 비하하거나 소란을 피워, 심각한 갈등과 마찰이 발생된 적은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식당 안에 미리 와 있던 단골손님과 식당주인이 한국인 손님은 매우 점잖고 신사적인 반면에, 오히려 중국인 손님들이 특유의 고성과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간혹 다툼이 더 자주 발생된다는 동일한 답변을 내 놓았다.
이 시간 식당을 찾은 단골손님 중에는 길림성에서 온 B씨(남성, 만 52세) 중국 교포 한 명도 있었다. B씨는 한국에 귀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한국에는 그저 돈벌이를 하러 왔을 뿐, 때가 되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연금적용을 받고, 더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과 역사왜곡에 대해서 어찌 생각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본인의 입장으로서는 그 결과가 어찌돼든 전혀 상관없다. 라는 입장이다. 다만 한복이 당연히 한민족의 고유의상이라면, 중국에도 고유의상인 치파오가 있듯이,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 또한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라는 것을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기정사실화하고는 있지만, 그 영토를 반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이곳 식당 진소선 대표(만 54세)는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F-4비자(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자, 만 60세 이상의 동포,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영주권 소지자, 국내외 전문 학사이상의 소지자, 특정자격으로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한 사실이 있는 자 등이 취득)를 받아 한국에 5년간 정착가능하다고 하며, 현재 운영을 하는 식당 외에 분점을 더 내서 본인만의 사업영역을 더 확장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내 비췄다.
맛있는 음식을 맛 본 이후,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계산을 하러 나온 기자에게 식당주인은 잔돈만큼은 에누리를 해주는 여유마저 보였다. 한국 상인이든 중국 상인이든 그 어느 누구 할 거 없이, 에누리를 해 주는 것은 단골손님확보를 위한 전 세계 특유의 공통적인 상술인 듯하다.
글로벌시대에 이 땅 위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포 또는 외국인들 무두가 이제는 우리의 소중하고도 든든한 이웃이다. 어차피 이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찾아 온 이상, 우리는 앞으로 그들에게 좀 더 친근감을 형성하고, 한국인 고유의 정감어린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되어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