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01 10:01 (수)
“가치 지향적인, 생명력 있는 공연 제작이 필요하다”
상태바
“가치 지향적인, 생명력 있는 공연 제작이 필요하다”
  • 정지혜 기자
  • 승인 2012.07.09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공연장 공연 콘텐츠 자체제작에 대해
 


최근 수도권에 치우쳐 있었던 공연 콘텐츠 개발이 지역공연장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최근 연극 ‘궁리’, 음악극 ‘에릭사티’ 등 공연장 자체 제작공연을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이전에도 ‘꼭두별초’, ‘반쪽이전’, ‘재주 많은 다섯 친구’ 등의 공연 제작에 참여하며 지역공연장 자체 콘텐츠 개발에 힘써왔다. 지역의 문화 발전과 풍부한 공연 콘텐츠 개발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조형준 부장에게 ‘지역공연장 자체 제작공연’에 대해 물었다.


-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다양한 제작공연들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음악 ‘에릭사티’를 비롯해 최근에는 연극 ‘궁리’가 서울 공연과 안산 공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제까지 선보였던 자체 제작공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개관 초기에 120여 명의 출연진이 함께한 뮤지컬 ‘꼭두별초’를 했다. 이해제 작가가 지역의 항몽, 항쟁역사를 소재로 쓴 작품이었다. 지역 인물인 단원 김홍도를 소재로 한 양정웅 연출가의 연극 ‘선동’도 있다. 남인우 연출가의 국악뮤지컬 ‘재주 많은 다섯 친구’는 안산에서 공연한 뒤 하남, 의정부, 과천, 화성 등 경기지역 순회공연까지 진행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2007년도에 제작한 권호성 연출의 국악뮤지컬 ‘반쪽이전’은 ‘아비뇽오프’에 참가 경험을 쌓기도 했다. 2010년은 국내 최초로 오페라 ‘신데렐라’를 이지나, 임춘길 공동연출에 강요셉, 공병우, 김선정 등의 실력파 성악가가 참여해 제작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3년간의 창작기간을 거쳐 음악극 ‘에릭사티’를 제작하고 안산과 대학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선보인 각 작품들의 성과가 궁금하다.


개관작이었던 뮤지컬 ‘꼭두별초’는 앵콜 공연까지 ‘전석매진’의 기록을 달성했다. 공연장 개관에 대해 지역에서 보내 준 호응과 기대를 반영한 성과였다. 또한, 안산에서 제작된 ‘재주 많은 다섯 친구’는 경기도 4개 지역 투어공연까지 진행했다. 오페라 ‘신데렐라’는 ‘지역공연장의 자체 프로덕션으로 이처럼 놀라운 완성도를 보인 이번 공연이 단 2회로 끝나지 않고 다른 지역공연장으로 연계됐으면 하는 바람’(연합뉴스), ‘2010년 한국 오페라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동아일보)라는 언론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1년에 공연된 음악극 ’에릭사티‘는 3년여의 창작과정을 거쳐 대학로 공연까지 진행됐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관객이 재공연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한 작품이라 내년 또는 내후년에 다시 대학로와 안산공연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


- 지역공연장에서 제작을 맡아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 개발에 들어간 지역공연장들은 몇 곳이나 되나?


현재 수도권 근처에 위치한 지역공연장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고양문화재단, 성남아트센터, 의정부문화의전당, 화성문화재단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강동아트센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등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많은 공연장에서 자체제작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요즘 공연장이 자체적으로 공연 기획, 개발, 제작까지 맡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공연장 관계자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공연장이 단순한 대관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드웨어’로서만 기능하기보다, 갖춰진 시설과 환경을 기반으로 우리 공연예술계의 ‘소프트웨어’인 콘텐츠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투자 대비 장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기획, 개발, 제작의 노하우를 스스로 쌓아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경우 제작의 어디까지 참여하나?


‘해외공동제작의 경우’나 ‘다수 기관 간의 공동제작의 경우’에는 제작 효율화를 위해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공연제작을 직접 진행하지 않을 때에는 제작비만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J E&M과 함께 진행했던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두산아트센터와 진행했던 뮤지컬 ‘왕세자실종사건’은 기획비용 일부를 안산이 투자했다. 서울 공연 이전에 안산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기획된 경우다. 그러나 자체 제작의 경우에는 공연의 기획과 창작진, 연출진, 배우, 스태프 등을 주체적으로 구성해 제작에 임한다. 이러한 작품이 뮤지컬 ‘꼭두별초’, 오페라 ‘신데렐라’, 음악극 ‘에릭사티’의 경우다.


- 지역공연장의 공연제작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궁금하다.


지역공연장 자체 제작 과정은 창작 콘셉트 개발 - 창작 의뢰 - 창작 - 연출진, 스태프 구성 - 배우 구성(직접 캐스팅하는 방식과 오디션의 방식이 있다) - 연습 - 무대 셋업 - 리허설 - 공연 - 평가 등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이 가장 기본적이 방식일 것이다.


- 현재 안산문화재단에서 제작하고 있는 또 다른 작품이 있나.


얼마 전 안산 내외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2011년 창작희곡공모를 진행했다. 안산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모으고 확보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때 가작으로 선정된 작품이 김연민 작가의 ‘염전이야기’라는 연극이었다. 이 작품을 직접 제작해 2012년 하반기 별무리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직접 자체적으로 공연제작에 참여하는 이유가 있다면?


‘하드웨어’에 ‘영혼을 심기 위함’이라고 해야 할까? 지역공연장이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하드웨어적 기능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을 하려면, 하드웨어를 활용한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다.


- 자체 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예산이다. 그 때문에 한국문예회관연합회에 특별기획프로그램 지원금을 해마다 신청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작년까지 경기공연영상위원회의 지원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었는데, 올해부터는 공연 관련 지원금이 폐지돼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 다른 지역공연장에 제작하는 공연과 차별화되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특징이 있다면?


최근 안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역사 속 지역이야기뿐 아니라 현재의 우리 도시의 공간과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확보하고자 모든 국내 작가들을 대상으로 희곡을 공모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배출된 작품을 직접 제작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기획시리즈인 ‘우리 뮤지컬의 힘’이라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창작뮤지컬 관련 프로그램과 연계한 콘서트를 2~3년 단위로 개최하고자 한다. 또한, 예술가들의 삶과 이야기를 작품화해서 예술과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안산 지역은 40~50대의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교육적인 만족도가 높은 가족대상 공연물에 대한 콘텐츠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앞으로 지역공연장의 자체 공연제작의 미래는 어떻다고 보는지?


우선 지역 경제가 활성화돼야 할 것 같다. 요즘 지자체들마다 상황이 좋지 않다.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벤트성 공연제작보다 가치 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생명력이 있는 공연물 제작이 필요하다. 공연 예술인과의 유기적이고 가치 지향적 네트워크를 통한 고민과 어울림을 지속한다면 지역공연장의 공연제작의 미래뿐 아니라 우리 공연예술계의 토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테이지 제공   ,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