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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폭력 3년 동안의 기나긴 법적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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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폭력 3년 동안의 기나긴 법적투쟁
  • 고정자
  • 승인 2017.04.12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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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싸움 드디어 끝이 났다.

지난 2017. 2. 3. 직장내 유사강간으로 기소된 J씨에 대하여 대법원 상고심 유죄 확정 판결(징역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하면서 3년간의 맘졸임 속에서도 버텨왔던 피해자의 투쟁이 마무리 되었다.

2014년 1월 14일 피해가 발생하고 2017년 2월 3일까지 1,115일 동안 오로지 형사소송과 국선변호사만을 믿고 싸워나가야 했던 피해자에게 가해자는 가해자 가족과 가해자가 선임한 변호인단을 동원하여 피해자 배우자에게 강요와 협박에 가까울 정도의 합의를 요구하고, 당시 피해자 국선 변호사를 맡고 있던 S변호사를 통해 1억원의 자기앞수표를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가해자는 자신의 권력을 휘둘렀다. 더욱이는 성폭력상담소에 유형무형의 압력이 들어오기도 했다. 가해자는 치밀하고 집요했다.

권력 앞에서 피해자는 그 어떤 것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기나긴 법적 싸움은 그만큼 피해당사자와 피해자 가족, 피해자를 지원했던 직장 동료들은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 및 가해자측 변호인단과 조직으로부터 압박의 피해를 오롯이 견디며 싸움을 이어가야했다. 성폭력상담소에서는 검찰청의 검사변경 및 2번의 기소중지로 인해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2차 피해에 노출되는 상황에 맞서 피해자, 피해자가족, 직장동료들의 탄원서와 함께 7차례가 넘는 진정서를 제출하며 끊임없이 피해사실을 증명해야만 했다.

그 동안 성폭력상담소는 이 싸움을 지원하며 피해자가 성폭력을 경험하고도 생존권을 잃지 않기 위해 얼마나 힘겹게 투쟁하며 살아왔는지 뼈저리게 목격하였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성폭력 사건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직장내 성폭력이 모두 사라지는 날까지 성남시는 성폭력 예방교육이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직장은 평등한 조직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실천하며 변화되도록 거듭나야 할 것이다.

2017년 2월 3일은 직장내 성폭력 피해자의 외로운 싸움이 고통 끝에 승리한 날이다. 이를 지지하며 응원하던 가족들과 동료들 그리고 이병일 국선변호사의 활약이 빛을 발한 날이기도 하다. 당연한 투쟁이었고 당연한 결과지만 피해자의 인내와 끈기가 이 결실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해자의 그 용기에 진심을 담아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성남여성의전화는 새롭게 펼쳐질 피해자의 삶을 지지하며 이 투쟁의 기록이 진정한 희망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이 사회는 또한 직장내 성폭력 피해자로서 끝까지 투쟁한 피해자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응원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이병일 국선변호사는 "피해자로부터 최초로 피해사실을 청취한 직장 선배가 적극적이고 적절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함으로써 피해자가 사건 초기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공식적인 대응을 주저하는 피해자를 격려하고,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담당하였기에, 3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친 힘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의지를 잃지 않고 당당히 견뎌내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사건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으며, 다시 한번 피해자의 직장 동료, 선후배의 적극적이고 적절한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가 재판이 완결된 후 성남여성의전화에 자신의 심정을 담은 장문의 글을 메일로 보내왔다.

“성폭력을 당하기 전에도 그랬지만. 성폭력을 당했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난 내 자신과, 내 남편, 내 아이들에게 떳떳한 사람이자.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이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말이지만..사실이 그렇다.

(중간생략)

누군가 성폭력을 겪고도 세상과 등지고 끊임없이 자신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성폭력상담소에 알리길 바란다. 그 손만 놓지 않는다면. 당신이 언제나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세상을 당당히 마주하고.

언제나 그랬듯.. 당신은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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