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2년 초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보좌관을 통해 2억 원, 민주통합당 출신 전 의원에게 모 종교단체를 통해 1억 원을 각각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관련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확보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언론사 두 곳의 단독보도들에 따르면, 대장동 게이트 피고인 남 변호사가 관련 진술한 시점은 이미 지난해 11월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초 서울 서초동 복집에서 남 변호사와 김만배 씨, 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 배 모 씨 등 3명이 식사를 했으며, 그 자리에서 배 씨가 쇼핑백에 담은 현금 2억 원을 김 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이 모 보좌관을 통해 (민주당) A모 의원에게 2억 원을 주겠다’며 돈을 가지고 갔고 이후 김 씨로부터 이 보좌관에게 2억 원을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한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의 2012년 9월 27일 녹취에서도 남 변호사는 “이 보좌관. 돈 갖고 간 사람”, “우리 돈 갖고 간 놈이 그놈이다. 돈 직접 받아서 전달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이 보좌관이 김 씨하고 친해요. 둘이”, “이 보좌관은 만배 형한테 꼬랑지예요. 와 하면 오고, 가 하면 가고 그래요”라고 말하는 등 돈의 전달 상황과 김 씨의 대학 선배이자 과거 성남시장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이 보좌관 간의 관계를 밝히기도 했다.
남씨는 특히 “당시 (무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했던) 민주통합당 출신 B모 전 의원에게 몰표를 주기 위해 모 종교단체에 1억 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1억 원을 김만배 씨에게 전달했는데 김 씨가 종교단체에 전달했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다선 의원인 A모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핵심 당직을 맡았고, B모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측근으로 꼽힌다.
남 변호사의 관련 진술이 지난해 11월에 나왔는데 검찰은 3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보좌관 등에 대한 대면조사는 진행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0월에는 남 변호사의 처남이 민주당 안민석 의원 비서로 근무했으며, 안 의원이 "남욱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다"더니 남 변호사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진 바도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수사대상으로 오르는 상황이 되니 검찰에서 봐주기 뭉개기 수사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의 대장동 게이트를 신속 명확한 수사를 위해 특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